거자일소(去者日疎)

문선(文選)의 잡시(雜詩)항목에 실려 있는 작자미상의 시

 

떠난 사람은 나날이 멀어지고 (去者日以疎:거자일이소),

오는 사람은 나날이 친해지네 (來者日以親:내자일이친).

성문을 나서 곧바로 바라보니 (出郭門直視:출곽문직시)

보이는 것이라고는 언덕과 무덤뿐이네 (但見丘與墳:단견구여분).

옛 무덤은 뭉개져서 밭이 되고 (古墳犁爲田:고분려위전)

소나무와 잣나무는 베어져 장작이 되었구나 (松柏摧爲薪:송백최이신).

사시나무엔 슬픈 바람이 휘몰아치고 (白楊多悲風:백양다비풍)

쓸쓸히 사람의 애간장을 녹이는 구나 (蕭蕭愁殺人:소소수살인).

고향에 돌아가려 마음먹어보지만 (思還故里閭:사환고리여)

돌아가 본들 의지할 곳도 없갰구나 (欲歸道無因:욕귀도무인)


떠난 사람은 나날이 멀어진다는 말. 아무리 슬픈 사별을 했더라도 죽은 사람은 날이 감에 따라 차차 잊혀지고 절친한 사이였던 사람도 일단 멀리 떠나면 점차 소원하게 된다는 뜻이다. 거자일소는 문선(文選)의 잡시(雜詩)항목에 실려 있는 작자미상의 시 첫 대목에 나오는 구절. 시 전체는 인생의 무상함을 읊어 사람을 공감으로 이끌면서 서글픔을 자아낸다.

<Out of sight, out of mind.>

※文選:중국 梁나라의 소명태자 소통(蕭統)이 엮은 周나라의 詩文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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