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자일소(去者日疎)

문선(文選)의 잡시(雜詩)항목에 실려 있는 작자미상의 시

 

떠난 사람은 나날이 멀어지고 (去者日以疎:거자일이소),

오는 사람은 나날이 친해지네 (來者日以親:내자일이친).

성문을 나서 곧바로 바라보니 (出郭門直視:출곽문직시)

보이는 것이라고는 언덕과 무덤뿐이네 (但見丘與墳:단견구여분).

옛 무덤은 뭉개져서 밭이 되고 (古墳犁爲田:고분려위전)

소나무와 잣나무는 베어져 장작이 되었구나 (松柏摧爲薪:송백최이신).

사시나무엔 슬픈 바람이 휘몰아치고 (白楊多悲風:백양다비풍)

쓸쓸히 사람의 애간장을 녹이는 구나 (蕭蕭愁殺人:소소수살인).

고향에 돌아가려 마음먹어보지만 (思還故里閭:사환고리여)

돌아가 본들 의지할 곳도 없갰구나 (欲歸道無因:욕귀도무인)


떠난 사람은 나날이 멀어진다는 말. 아무리 슬픈 사별을 했더라도 죽은 사람은 날이 감에 따라 차차 잊혀지고 절친한 사이였던 사람도 일단 멀리 떠나면 점차 소원하게 된다는 뜻이다. 거자일소는 문선(文選)의 잡시(雜詩)항목에 실려 있는 작자미상의 시 첫 대목에 나오는 구절. 시 전체는 인생의 무상함을 읊어 사람을 공감으로 이끌면서 서글픔을 자아낸다.

<Out of sight, out of mind.>

※文選:중국 梁나라의 소명태자 소통(蕭統)이 엮은 周나라의 詩文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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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기도 ***

나와 아내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나는 오른손잡인데 아내는 왼손잡이다.

그래서 습관에 따라 ...국그릇을 왼쪽에다 잘 갖다 놓는다.

별거 아닌 것 같은 그 차이가 신경을 건드린다.

거기다 나는 종달새 형이다.

새벽시간에 일어나서 설친다.

늦잠을 자면 무조건 게으르다고 여긴다.

그런데 내 아내는 올빼미 형이다.

밤새 부엉부엉 하다가 새벽녘에야 잠이 든다.

도대체 맞는 구석이 없다.

나는 물 한 컵을 마셔도 마신 컵을 즉시 씻어 둔다.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이고, 언제 해도 할 일이며

제가 다시 손을 댈지 모를 일이 아닌가 말이다.

그런데 내 아내는 그게 안 된다.

찬장에서 꺼내 쓸 그릇이 없을 때까지 꺼내 쓰다가

한꺼번에 씻고 몸살이 난다.

나는 미리 준비하는 스타일이다.

그런 나와 달리 아내는 떠나야 할 시간에

화장한다고 정신이 없다.

다가가서 보면 참으로 가관이다.

화장품 뚜껑이라는 뚜껑은 다 열어 놓고 있다.

나는 그게 안 참아진다.

나도 모르게 버럭 화를 낸다.

"아니, 이렇게 두고 외출했다 집에 돌아오면

향 다 날아가고, 뭐 때문에 비싼 돈 주고 화장품을 사.

차라리 맹물을 찍어 바르지."

그렇게 아내를 다그치고 몰아세울 때

하늘의 음성을 들었다.

"잘하는 네가 해라, 이놈아.

안되니까 붙여 놓은 것 아니냐."

너무 큰 충격이었다.

생각의 전환,

그렇게 나 자신을

아이스 브레이킹(Ice-breaking)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게 있다.

나의 은사는 무얼까?

하지만 뜻밖에도 너무 간단하게 은사(gift)를 알 수 있다.

내 속에서 생겨나는 불평과 불만

바로 그것이 자신의 은사인 것이다.

일테면 내 아내는 물건이 제자리에 놓여 있지 않고

종이 나부랭이가 나뒹구는데도 그것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니까 불편한 게 없다. 오히려 밟고 돌아다닌다.

하지만 나는 금방 불편해진다. 화가 치민다.

이 말은 내가 아내보다 정리정돈에

탁월한 은사가 있다는 증거다.

이 은사를 주신 목적이 상대방의 마음을

박박 긁어 놓고 마음에 상처를 입히는 무기로

사용하라는데 있지 않다.

은사는 사랑하는 사람을 섬기라고 주신 선물이다.

바로 그 때 내가 알게 된 사실이 있다.

내 아내한테는 뚜껑 여는 은사가 있고

나에게는 뚜껑 닫는 은사가 있다는 사실을

그때부터 아내를 대하는 내 태도가 바뀌었다.

아내가 화장한다고 앉아 있으면 내가 다가가 물었다.

"여보, 이거 다 썼어? 그러면 뚜껑 닫아도 되지.

이거는? 그래, 그럼 이것도 닫는다."

이제는 내가 뚜껑을 다 닫아 준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그렇게 야단을 칠 때는

전혀 꿈쩍도 않던 아내가 서서히 변해 가는 것이다.

잘 닫는 정도가 아니라 얼마나 세게 잠갔던지

이제는 날 더러 뚜껑 좀 열어달라고 한다.

아내의 변화가 아닌 나의 변화,

그렇게 철들어진 내가 좋아하는 기도가 있다.

"제가 젊었을 때는 세상을

변화시킬만한 힘을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하지만 중년이 되었을 때, 인생이

얼마나 덧없이 흘러가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와 함께 평안히 살도록

인도해 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늙어 여생을 돌아보게 되었을 때

저는 저의 우둔함을 깨달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지금 드리는 기도는

저를 변화시켜 달라는 것입니다.

만약 제가 처음부터 이런 기도를 드렸더라면

제 인생은 달라졌을 것입니다."

- 아굴라와 브리스가 -

<받은 메일을 옮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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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당신

김용택

어느 봄날

당신 의 사랑으로 응달 지던 내 뒤란에

햇빛 이 들이치는 기쁨을 나는 보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사랑의 불가로

나를 가만히 불러 내신 당신은

어둠 을 건너온 자만이 만들 수 있는

밝고 환한 빛으로 내 앞에 서서

들꽃 처럼 깨끗하게 웃었지요.

아,

생각 만 해도

좋은

당신 .

출처 : http://cafe.daum.net/arisoosarang/O1zl/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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